유치원생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프로젝트를 관리할 때 90% 이상이 커뮤니케이션일 정도로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직장 스트레스는 타인을 대하는 것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도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제입니다. 매니저는 결정할 것들이 많고, 때로는 프로젝트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단호한 결정들도 필요합니다. 미팅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만나기 때문에 서로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단호한 의견을 주장할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스스로를 일치 시키기 위해 강한 태도를 보이며 말을 합니다. 논쟁이 격화되면 점차 흥분하게 되면 말투가 빨라지고, 목소리가 커지며, 상대방의 말을 끊기도 합니다. 이런 태도는 상대방의 도마뱀 뇌를 활성화 시킵니다. 도마뱀의 뇌가 활성화 된 상대는 더 이상 당신이 하는 말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며, 당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데만 집중하게 됩니다. 당신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 단호한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조용하고 미소를 머금은 채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흥분한 상태로, "아니! 이건 구조적으로 당신 팀에서 하는게 맞는거죠!"라고 말할 때와, 미소를 머금은 채로, "구조적 이점을 봤을 때 이건 XX님 팀에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완전 다른 효과를 가져옵니다. 전자는 상대의 감정을 자극해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하지만, 후자는 당신의 주장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충돌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연습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입니다. 강형욱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개가 아닌 개주인들을 훈련(?) 시킵니다. 강형욱을 처음 봤을 때 미소 짓는 얼굴과 나긋나긋한 말투 때문에 매우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형욱의 말은 매우 단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개만 생각해서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주인의 모습을 봤을 때 누구나 화가 날겁니다. 그런데 강형욱은 목소리를 높여, "그럼 다른 사람 안전은 생각 못합니까??"라고 외치지 않고, 나긋나긋하게 "그럼 다른 사람이 위험해지는건 괜찮아요?"라고 말합니다. 형식이 강하지 않다고, 내용이 강하지 않은게 아니라는 겁니다. 미소를 지은 강형욱의 조용한 말에도 개주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 일종의 '조용한 팩트폭력'입니다.

다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효과적인 추임새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 수 있는 몇몇 추임새들을 소개합니다. "아까 XX님이 말씀하신 것처럼..."이라는 추임새는 나는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으며, 당신이 했던 말을 기반으로 말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XX님도 알고 계시겠지만..."이라는 추임새는 저의 의견을 말하는 중임에도, 이것이 나의 특별한 의견이 아니라 상대도 충분히 알았을 법한 내용이라는 의미로 상대의 지적 수준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XX에 저희가 동의했듯이..."라는 추임새는 다름보다는 합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회의에서의 논쟁은 때로 대부분 동의하는 사안과 별개로 별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대한 감정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추임새를 활용해서, 작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목적을 위해 논의중이라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보면 알맹이보다 형식을 통해 만들어 가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지만' 유치원생을 대하듯 해주는 배려는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우리의 상위 목적은 일을 완료 시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감정이 상하지 않은 상태가 핵심입니다. 감정이 상하지 않은 것을 넘어 모두가 그 업무에 긍정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3가지

PMP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신경써야 할 것들을 열 가지로 분류한다. 통합관리, 범위관리, 일정관리, 원가관리, 품질관리, 인적자원관리, 의사소통관리, 위험관리, 조달관리, 이해관계자 관리가 그것이다. 분류된 영역 모두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중요하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바로는 통합관리, 의사소통관리, 그리고 이해관계자 관리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이 세가지 영역은 사람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된다. 혹자는 이해관계자관리라는 말에 대해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자율성을 주고 올바른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영역의 관계

이해관계자 관리는 가장 어려운 영역이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는 프로젝트의 전반을 구성하는 각각의 점이다. 이해관계자의 범위는 무척 넓다.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모두 이해관계자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어주는 스폰서도 이해관계자이며, 지나가다 프로젝트 상황에 무책임하게 훈수를 던지는 사람도 이해관계자다. PMP에서는 이해관계자를 다음과 같은 네부류로 나누고, 각각에 대한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이해관계자의 분류

이해관계자의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지향하는 가치나 사람의 성향은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다. 여기에 더하여 각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고 영향력이 다르다. 이런 사항들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동상이몽인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지만 그 과실을 나눌 때 자신의 몫을 많이 챙기기 위해 항상 충돌한다. 때로 프로젝트의 실패를 남몰래 바라는 이해관계자도 존재한다 각자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는 이해관계자를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상위 관점에서 조율하려면 각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이익이 어떤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이해관계자의 이익추구가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을 방해할 때는 과감하게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묵살해야 할 때도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최대한 만족시키려 노력해야 하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은 마치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논의에서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리버럴과 극우 기독교 단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것과 같다.

의사소통 관리는 가장 주요한 영역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업무의 80~90% 가량을 의사소통에 사용한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해야할 말을 정확하게 잘 하는 것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은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PM+P 프로젝트 의사소통 관리 개요’에 따르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역량이 부족한 관리자로 인식되며,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둔하고 영리하지 못한 관리자로 인식된다고 한다. 이 외에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한 것으로 즉시성이 있다. 의사결정이 필요하거나 문제해결이 필요할 때 즉시 담당자들과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로젝트의 병목이 되는 문제를 방지한다. 또한 일찍 시작된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프로젝트의 버퍼를 확보하는데 수월하다. 즉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회의가 필요한데 회의는 반드시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해관계자 간 시야의 차이

통합 관리는 프로젝트에 가장 가치를 주는 영역이다. PMP 교재에서 대개 통합관리가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통합관리는 프로젝트 매니저만이 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 가장 큰 가치를 준다. 통합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위에 언급된 이해관계자 관리와 의사소통 관리다. 의사 결정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의 상황을 전달하고 의사 결정의 포인트를 적절하게 정의함으로써, 다른 부서의 높은 이해관계자들(High Stakeholders)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실행단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의 큰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단위 업무를 하는 이해관계자는 전체 관점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업무에 집중한다. 상위 관점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의 임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각 단위 업무가 왜 필요하며, 무엇을 언제까지 완료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단위 업무가 모여 결국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단위 업무 간에는 의존관계(dependency)가 있기 때문에 각 업무가 끝나는 시점이 중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통합 관리 없이는 프로젝트의 각 단위업무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게 된다. 나는 내가 단위업무를 통합해서 전체 프로젝트를 한걸음씩 진행시키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가장 어려운 이해관계자 관리, 가장 주요한 의사소통 관리, 그리고 프로젝트에 가장 가치를 주는 통합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라는 직업은 꽤나 매력적이다.

 

프로젝트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