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규제 사이의 줄다리기

지난 2년여간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은 자유를 제한 당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비해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유럽 국가들조차 마스크 착용등이 강제되기도 하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 당하기도 했다. 보통 국가는 부득이한 상황에서 국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유의 제한에 대해서는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자유의 제한은 합리적으로 설명 가능해야 한다. 현재의 마스크 정책만 보더라도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 실외 마스크 필수 착용이 해제 되기 전까지는 더 비합리적이었다. 실외에서는 실내에 비해 바이러스의 전파가 약해지는 상황임에도 실내에서 밥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다들 먹으면서도,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현시점에서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것 역시도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치명도가 낮아진 오미크론으로 인해 위드 코로나가 이미 진행중이며, 식당에서 사람들이 밥이나 술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은 채로 활동한다. 결국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할 때까지만 보여주기 식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이는 내가 자유의 제한에 대해 생각하는 두번째 전제와도 연결되는데, 자유의 제한은 최소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수한 위험 상황에서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지만, 그 제한은 최소화 되어야만 한다. 코로나 19가 덜 치명적이 되고, 실내 영업이 24시간 허용된 상황에서 개인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것은 최소한의 제한으로 보기 힘들다. 결국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최소한의 제한도 아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빠른 시간 내에 사라져야 할 것이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3가지

PMP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신경써야 할 것들을 열 가지로 분류한다. 통합관리, 범위관리, 일정관리, 원가관리, 품질관리, 인적자원관리, 의사소통관리, 위험관리, 조달관리, 이해관계자 관리가 그것이다. 분류된 영역 모두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중요하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바로는 통합관리, 의사소통관리, 그리고 이해관계자 관리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이 세가지 영역은 사람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된다. 혹자는 이해관계자관리라는 말에 대해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자율성을 주고 올바른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영역의 관계

이해관계자 관리는 가장 어려운 영역이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는 프로젝트의 전반을 구성하는 각각의 점이다. 이해관계자의 범위는 무척 넓다.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모두 이해관계자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어주는 스폰서도 이해관계자이며, 지나가다 프로젝트 상황에 무책임하게 훈수를 던지는 사람도 이해관계자다. PMP에서는 이해관계자를 다음과 같은 네부류로 나누고, 각각에 대한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이해관계자의 분류

이해관계자의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지향하는 가치나 사람의 성향은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다. 여기에 더하여 각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고 영향력이 다르다. 이런 사항들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동상이몽인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지만 그 과실을 나눌 때 자신의 몫을 많이 챙기기 위해 항상 충돌한다. 때로 프로젝트의 실패를 남몰래 바라는 이해관계자도 존재한다 각자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는 이해관계자를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상위 관점에서 조율하려면 각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이익이 어떤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이해관계자의 이익추구가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을 방해할 때는 과감하게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묵살해야 할 때도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최대한 만족시키려 노력해야 하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은 마치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논의에서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리버럴과 극우 기독교 단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것과 같다.

의사소통 관리는 가장 주요한 영역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업무의 80~90% 가량을 의사소통에 사용한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해야할 말을 정확하게 잘 하는 것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은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PM+P 프로젝트 의사소통 관리 개요’에 따르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역량이 부족한 관리자로 인식되며,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둔하고 영리하지 못한 관리자로 인식된다고 한다. 이 외에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한 것으로 즉시성이 있다. 의사결정이 필요하거나 문제해결이 필요할 때 즉시 담당자들과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로젝트의 병목이 되는 문제를 방지한다. 또한 일찍 시작된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프로젝트의 버퍼를 확보하는데 수월하다. 즉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회의가 필요한데 회의는 반드시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해관계자 간 시야의 차이

통합 관리는 프로젝트에 가장 가치를 주는 영역이다. PMP 교재에서 대개 통합관리가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통합관리는 프로젝트 매니저만이 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 가장 큰 가치를 준다. 통합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위에 언급된 이해관계자 관리와 의사소통 관리다. 의사 결정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의 상황을 전달하고 의사 결정의 포인트를 적절하게 정의함으로써, 다른 부서의 높은 이해관계자들(High Stakeholders)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실행단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의 큰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단위 업무를 하는 이해관계자는 전체 관점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업무에 집중한다. 상위 관점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의 임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각 단위 업무가 왜 필요하며, 무엇을 언제까지 완료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단위 업무가 모여 결국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단위 업무 간에는 의존관계(dependency)가 있기 때문에 각 업무가 끝나는 시점이 중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통합 관리 없이는 프로젝트의 각 단위업무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게 된다. 나는 내가 단위업무를 통합해서 전체 프로젝트를 한걸음씩 진행시키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가장 어려운 이해관계자 관리, 가장 주요한 의사소통 관리, 그리고 프로젝트에 가장 가치를 주는 통합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라는 직업은 꽤나 매력적이다.

 

프로젝트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 Link


프로젝트 매니저가 가져야 하는 태도

린다 A힐과 켄트 라인백의 저서 ‘보스의 탄생’에서는 관리자가 겪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 말한다.

  • 자신이 직접 하지 않은 일을 책임져야 한다
  • 지시하지 않으면서 직원의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
  • 직원들에게 감독인 동시에 심판이 되어야 한다
  • 다양한 구성원으로 응집력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 팀과 그 팀을 둘러싼 환경, 두 가지 모두 관리해야 한다
  • 오늘과 함께 내일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 변화를 주도하면서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 더 큰 이득을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하나하나 읽다보면 정말 기가 찬 상황이다. 모순된 상황이 하나만 있어도 힘든데, 무려 여덟가지의 모순점이라니… 보통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환경에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겪게 되는 모순은 주로 1번과 2번에 집중되어 있다.

자신이 직접 하지 않은 일을 책임져야 한다

책임을 지는 것은 결과가 나왔을 때 필요한 태도이다. 결과가 잘 나오면 그것은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구성원들이 잘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아무리 관리를 하더라도 실제 업무 담당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실패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공을 위해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노력이 필요했듯이, 실패를 한 것도 실제로 일을 하는 업무 담당자들이 일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실제로 무엇인가를 하지도 않았는데,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 석연치 않은 것이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모든 매니저가 겪는 일이다. 스포츠 팀의 매니저 역시 팀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경질을 당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매니저가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개념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우리나라에서 매니저는 일이 잘못되면 자신은 빠져 나오고 아랫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퍼거슨 이후 맨유 감독들에게 애도를…

그렇다면 왜 매니저는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 많은 매니저들이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다면, 실패에 책임을 지는 매니저가 조금 더 많아지지 않을까? 권한과 책임은 항상 같이 다닌다. 매니저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책임을 담보로 권한을 위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직장에서 수평적인 문화가 강조되고 있다. 또한 예전 같은 강한 프로젝트화(projectized)가 되는 상황이 아닌 매트릭스에 가까운 프로젝트 환경이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권한이 꽤나 제한적이다. 프로젝트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재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권한을 부여 받는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정보를 획득함으로써 권한을 얻게 된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보고를 위해 높은 위치의 이해관계자를 만난다. 자원의 확보 및 업무 현황을 논의하기 위해 기능관리자(functional manager) 역시 만나게 된다. 의사소통이 주된 역할인 프로젝트 매니저는 주요한 의사소통 통로를 장악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밖에 없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와 상위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힘이자 권한이다.

다음으로 프로젝트 관리자는 일정을 관리함으로써 권한을 얻는다. 프로젝트 전체의 일정을 관리하는 것은 프로젝트 구성원들의 시간을 임의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물론 세부적인 일정은 프로젝트원들과 협의를 해서 정해야 하고, 개인의 일정이 충돌을 일으키는 상황이면 충돌을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정하는 주도권이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큰 권한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관리자는 업무를 할당하고 체크함으로써 권한을 가진다. 수평적인 조직에서의 프로젝트 매니저라면 업무를 막무가내로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그 업무가 필요한지를 서로 간에 합의하고, 업무를 부탁하는 식으로 처리를 할 것이다. 협조의 형태로 업무가 할당 되겠지만, 프로젝트 매니저가 단위 업무를 식별하고, 담당자에게 할당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업무를 할당하고, 진행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자체가 곧 권한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의 성패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권한을 부여 받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자신이 책임지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진심으로 자신이 책임 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다면, 애초에 매니저라는 직책은 맡지 않는 것이 옳다.

지시하지 않으면서 직원의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

책임을 지는 것이 결과에 대한 문제라면, 지시하지 않으면서 직원의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실행(execution)의 문제이다. 직접 단위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나는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머리를 움직이게 하려면,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업무의 당위성을 설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가슴을 움직이게 하려면 구성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해 주어야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안개 속에 있는듯한 프로젝트를 조금씩 명확하게(tangible)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체 목표를 바라보면서도 업무를 씹어먹을 수 있는(bitable) 단위로 쪼개고, 각 업무 간의 의존성과 우선순위, 그리고 진행순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정된 프로젝트 계획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어, 그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혼란스럽지 않은 상태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것도 쉽지는 않다. 상호 간에 합의한 마감일이 있었음에도 마감일 며칠 전에 업무의 진행 상황을 물어보면 자신의 자율성을 침해 당했다는 생각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마감일이 되어서야 확인을 하면, 사전에 아무런 고지도 없이 그제서야 일정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죄수의 딜레마’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했다고 여겨지는 ‘티포탯’ 전략이다. — <전략의 탄생, 애비너시 딕시트, 배리 네일버프 저> 이 전략은 처음에는 협력을 가정하고, 상대의 행동에 따라 계속해서 협력할지 배신할지 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나는 프로젝트 일정 체크를 할 때 처음에는 마감일이 될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서로가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고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업무 담당자가 몇차례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업무의 완료 여부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이상적인 경우는 완료일에 대한 약속이 지속적으로 지켜지면서 프로젝트 매니저와 업무 담당자 간의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계속해서 업무 담당자의 자율성이 지켜지는 환경이 보장되면 업무 담당자는 가슴이 움직인 상태(engagement)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경험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내가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가장 효과적이라 느꼈던 방법이 있다. 효과적이라 판단했던 근거는 내가 이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할 수록 각 업무 담당자들의 굳은 표정이 조금씩 밝아졌고, 맡은 업무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처리하는 모습이 보였으며, 프로젝트의 전체 분위기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도 올라간다.

먼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일정을 챙기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많은 프로젝트 구성원들과 최대한 자주 대화를 해야 한다. 그 대화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 뿐 아니라 그들이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과, 업무를 진행하며 하는 생각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이 진정 힘들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으며, 그 방해물(impediment)을 제거해 주는 것이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 중 하나이다.

다음은 프로젝트 매니저 스스로가 가지는 업무에 대한 태도이다. 회의를 참석할 때나, 문서를 작성할 때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로젝트에 보이는 태도는 프로젝트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전파된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업무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을 보이는 것이 백마디의 말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 가고, 프로젝트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직무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문화에서는 많은 개발자들이 연차가 올라가면서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선임 개발자와 프로젝트 매니저가 하는 업무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며, 관리를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모순점이 가득한 관리업무지만, 관리 업무 내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매니저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젝트 관리를 영상으로 배우고 싶다면


시간 느리게 가게 하는 방법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 실체가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은 가상의 개념이다. 비가역적인 현상들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물에 잉크가 떨어져서 번지는 것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쪽의 확률이 높기 때문인데, 번졌던 잉크가 다시 모이는 것도 확률이 낮을 뿐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번졌던 잉크가 다시 서서히 모인다면, 우리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인간의 노화를 보더라도, 세포가 노화되는 것과 반대의 방향으로 생체 현상이 진행된다면, 늙었던 사람이 젊어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시간이란 것은 실체가 있는 개념도 아니고 흘러간다라고 표현할만큼 방향성이 있는 것도 아니며, 시계로 측정할 수 있을만큼 절대성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시간이란 것에 대해 ‘비가역적 반응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속도‘ 정도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비가역적 반응들이 진행되는 속도는 여러 요인(온도, 관측자의 상태 등)들에 의해 충분히 변할 수 있으니 개인이 체감하는 시간도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시간이라는 가상의 개념에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이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실제 생활에서 시간의 상대성을 너무나 자주 느낄 것이다.

시간의 상대성

이렇게 자극의 종류에 따라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가끔 있다. 보통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우리 몸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컨디션이 무척 좋은 타자가 투수의 공이 느리게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나, 치명적인 사고의 순간에 시간이 느려지면서 살아온 인생이 머리 속에 재생되는 것도 우리가 반응하는 민감도와 빈도에 따라 시간이 느리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다른 예는 우리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시간이 더 빨리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자극을 느끼며 그것을 받아 들인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모든 것들이 익숙해지고, 그것을 자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응의 사이클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극을 느끼며 살아가면 된다. 이것이 바로 ‘낯설게 하기’이다. 주위의 환경에 대해서 끊임없이 인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같은 세상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모두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같은 티비에서 채널을 돌리면 다른 방송사에서 다른 프로그램이 흘러 나오는 것처럼 우리는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식당에 있지만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타자들이다. 길에서 마주오는 사람은 시야에 들어올 뿐 투명인간처럼 지나쳐 버리고, 우리는 그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항상 지나다니는 건물에도 우리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낯설게 느껴보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 것은 낯설게 하는 연습에 아주 도움이 된다. 누구나 흔히 보며 지나치는 풍경이나 사람이 낯설게 느껴지며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사진을 찍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새롭지 않은 세상을 늘 새롭게 보려는 노력은 넉넉한 시간 속에서 조금이나마 젊게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세상, 너 되게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