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날 수 있을까

인간은 3차원 공간에서 x축과 z축으로 움직인다. 때때로 y축을 타고 움직일 때도 있지만, 이건 산이나 계단을 올라간다든지, 비행기를 타거나 도구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새들은 y축을 마음껏 활용해서 날아다닌다. 새들이 날아 다니는 모습을 보면 모든 힘 중에 왜 중력이 가장 약한 힘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조금 가벼운 무게와 날개짓만 있어도 중력은 극복할 수 있는 힘이다. 그 약한 힘도 공중에서 떨어지는 인간에게는 무서운 힘으로 작용한다. 새 뿐만 아니라 y축을 활용하는 동물들이 또 있다. 물 속에 사는 생물들도 자유롭게 y축을 타고 이동한다. 물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단 공기를 매개로 하는지 물을 매개로 하는지만 다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도 물 안으로 들어가면 y축을 활용할 수 있다. 단지 공기 중에서 중력을 이기지 못할 뿐이다. 그러면 우리가 날 수 없다는 것은 공기 속에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건데, 공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필연적일까. 사람이 공기 중에 살아가니까 필연적인 기준점일 수 있겠다. 공기중에서 새들은 날아 오르고, 물고기는 물 속에서 날아오른다. 인간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이 상대적으로 조금은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