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의 발전으로 Deep fake등의 기술이 나오게 되었다. 실제 오바마가 한 적 없는 연설을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 낸 영상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사용할 때 저작권이나 초상권에 문제가 없도록 사람들의 얼굴을 만들어 주는 사이트까지 생겼다. 이와 유사한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사이트의 이름부터가 의미심장하다.

thispersondoesnotexist.com

이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니…

사람이 태어났다가 죽은 것도 아니고,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이 사이트에서는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내가 문득 철학적인 생각이 든 이유는 기술이 가상의 인물을 너무나도 실제처럼 생성해 내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한 명 한 명의 사진이 화면에 떠올랐다. 이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저 멀리 북유럽이나 남미쪽에 살고있지만 나와 평생 실제로 마주칠 일이 없는 사람과는 뭐가 다른걸까. 멀리갈 것도 없이 출퇴근 길에 지나치는 수많은 타인들과 가상으로 생성된 ‘사람 같은’ 사진들과는 뭐가 다른걸까.

이런 기묘한 생각이 잠시 든 후에 내가 아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가족들, 아내의 얼굴과 딸들의 얼굴.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들은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가장이 아닌 실재라 존재하며, 나와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무수한 군중 속에 둘러싸여 고독을 느끼듯이, 연결되지 않음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가상의 범람은 실재를 더 가치있게 여기게 만드는 촉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https://thispersondoesnotexist.com/